현영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곳은 주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쿠팡, 아마존, 유튜브 영화, 시리즈온, 모란불교용품, 어도비, 카카오톡 선물하기, 구글 플레이 스토어이다.

건강한 식사

나에게 유구한 과제는 아토피와 다이어트이다. 학교 기숙사 생활을 했던 대학교 2학년 1학기에는 PT를 받아 냉장고가 없는 열약한 환경에서도 다이어트 식단으로 밥을 먹고 꾸준히 운동을 한 덕에 인생 최대로 몸이 건강했던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2학기에는 PT를 그만뒀고, 1학기보다 바빠진 학교 생활 때문에 이전처럼 깨끗한 식단으로 챙겨먹지 않고 가공식품으로만 끼니를 떼우다 보니 초등학생 때 잠깐 고생했던 아토피가 다시 올라와 학기 내내 곤욕이었다. 3학년이 된 지금은 1학기에 PT를 받은 경험과 2학기에 아토피로 고생한 경험을 합쳐서 어떻게 먹어야 최대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신선한 식재료의 식단으로 먹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고, 기숙사에 나와 자취 생활을 하게된 덕에 건강한 식사를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호기심 천국

앞서 건강한 식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지만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군것질 거리들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 최근에 여러 국가의 간식거리에 관심이 생겼다. 나의 유튜브 좋아요한 동영상 재생목록의 최근 열은 멕시코, 태국, 중국 간식을 리뷰하는 동영상들로 이어져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 있는 간식은 멕시코 간식인데, 그 이유는 내가 맵고, 짜고, 신 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멕시코 간식은 그야말로 맵짠신의 대명사다. 유튜버들이 리뷰 영상을 찍으면서 간식을 먹을 때마다 자극적인 맛에 얼굴을 찌푸릴 때 그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나는 오히려 침을 삼키고 눈을 번뜩였다. 그러나 해외 배송 상품이다 보니 자잘한 비용이 많이 들고 언제 도착할지 몰라 좀 더 고민을 하다가 살 것을 결심하며 오늘도 여전히 장바구니 속에만 들어있다.

어른이니까

나는 어릴 때 먹었던 후르츠 팥빙수에 항상 조금만 들어있었던 나타드 코코를 언젠가 마음껏 먹어보는 날을 꿈꾸고는 했었다. 부자가 되어야만 돈 걱정 없이 내가 꿈꾸는 양의 나타드 코코를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 꿈은 13,900원으로 이룰 수 있었다. 더불어 레인보우아트 세트도 이와 달랐다. 광고부터 깔롱진 것이 고급이라는 느낌을 줘서 큰 돈 써서 가져야 할 것 같은 생각에 나중에 돈이 많아진다면 꼭 구매해서 멋있게 무지개를 그려야지 했던 게 지금 보니 여전히 큰 돈 주고 사야했다. 그 상품 자체가 비싼 게 아니라 이제는 그 상품을 도매로 밖에 판매하지 않았다. 거기다 해외 배송 제품이다 보니 다른 비용도 더 붙어서 정말로 부자가 아니면 사기가 힘들었다. 그치만 장바구니는 공짜니까. 썸네일을 보며 추억을 곱씹는 용으로만 장바구니에 남겨두었다. 나는 언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팬레터

TO. 三木聡
영화의 주인공은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항상 행동하는 인물로 나오죠. 당신의 주인공들은 모두 평범한 인물이지만 일상 속 비일상적인 일에 발을 들이게 되고,종국엔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놀랍도록 평범하고 사소한 이야기이기에 거기서 오는 위로 덕분에 나의 일상에서도 활력을 얻게 되었고요. 어느새 당신만의 위트와, 창의력에 감탄하게 되었고누군가 내게 인생 영화, 감독을 묻는다면 당신을 얘기할 정도로 팬이 되었지만 부끄럽게도 내가 본 당신의 영화는 단 세 편밖에 되지 않습니다.한국의 영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오로지 두 편의 영화 판권만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나머지 한 편은 지인의 DVD를 통해서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영화를 너무 사랑하지만 나머지의 영화들을 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워서 이렇게 나의 장바구니에서나마 당신의 영화 DVD를 담아놓으며 속상함을 달래며 지내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두 편의 영화를 계속 돌려보면서 나는 미키 사토시 유니버스를 충분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멋진 영화를 만들어 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FROM. 현영

불교

집안이 독실하지도 않고 신앙심이 깊은 것도 아니지만 매년 겨울이면 템플 스테이를 다녀오고, 집에 남는 염주들이 많아 얼마 전에 모아서 버렸으며, 인터넷에서 부처상과 불화와 가튼 불교 예술 데이터들을 모으고, 이제는 불교용품 쇼핑몰을 들락날락거린다. 왠지 불교 자체가 어느 순간 나를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어느 지역, 나라를 가든 주변에 유명한 절이 있다면 가보고 싶고 주기적으로 다니는 절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아직은 무턱대고 혼자 절에 찾아가기 무서워 미루고 있다.